"코로나19 가을 대유행 위험"…전문가들 잇단 경고, 왜?

입력 2020-05-01 14:01   수정 2020-05-01 14:51


"올해 가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더 크게 유행할 위험이 있다. 가을을 대비해야 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물론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 등 각국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코로나19 가을 유행을 경고하고 있다.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은 감염병은 인구의 상당수가 면역력을 얻어야 확산세가 멈추는데 아직 그 정도까지 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감염자 숫자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민 면역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방역당국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정도를 측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로나19 가을 유행을 전망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상황은 어떤지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답변을 토대로 문답으로 풀어봤다.

Q. 왜 다시 가을 유행인가

"코로나19는 아직 세상에 알려진 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은 감염병이다. 이 감염병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다. 가을 대유행을 예고하는 이유는 이전에 유행했던 감염병이 비슷한 패턴을 보였기 때문이다. 1918년 유행해 5억명이 감염되고 50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스페인 독감은 1918년 봄철 1차 유행보다 가을철 2차 유행때 감염 규모가 5배 정도 컸다. 북반구의 여름철 독감 바이러스가 남반구로 이동해 계속 유행하다가 겨울에 다시 북반구로 올라오는 패턴을 보였다. 국내서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된 것은 올해 1월 말이다. 돌아오는 겨울 다시 유행한다면 10~11월부터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유행 기간이 더 길어지는 것도 가을 대유행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다."

Q. 과거 감염병과 코로나19가 같은 유행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코로나19의 재생산지수(R0) 값은 1.4~2.5 정도로 추정된다. 한 환자가 1.4~2.5명 정도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재생산지수는 감염병의 전파 특성은 물론 사회 환경 등 다양한 영향을 받는다.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같은 일상생활을 한다고 가정할 때 R0값이 2.5라면 인구의 60% 정도에게 면역이 있어야 유행이 멈춘다. 이른바 '집단면역'이다. 사람들의 무리 안에 감염병과 싸울 수 있는 면역이 있는 사람이 많아 이들이 중간중간 방패가 돼 감염병이 더이상 퍼지지 않는 것이다. 감염력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진 홍역은 공기로도 전파된다. 무리 안에 95%에게 면역이 있어야 확산이 멈춘다. 다행히 홍역은 백신이 있다. 백신 접종률이 95%를 넘으면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백신이 없다. 국내서 대규모 코로나19 감염이 있었던 대구지역 인구는 243만명, 이 지역 확진자는 6846명이다. 확진율은 0.28%에 불과하다. 물론 이는 모두 확인된 환자를 토대로 나온 결과다. 증상이 없거나 경증인 상태로 자신도 감염된지 모르게 앓고 지나간 사람이 이보다 많다고 가정해도 60%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통해 R0 값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 같은 일상 생활로 돌아가면 다시 대규모 감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이유다."

Q. 중화항체는 무엇인가

"몸 속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와 증식하면 면역계는 이를 적으로 생각해 대응해 싸우는 단백질을 만든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힘을 무너뜨리는 면역물질을 중화항체라고 한다. 감염을 예방하는 물질이다.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코로나19에서도 이런 중화항체가 안정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한 번 걸렸던 사람에게 예방할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또 한번 생긴 중화항체가 일정한 기간은 유지돼야 한다. 다행히 일반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중화항체는 동물시험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확인됐다.

코로나19의 중화항체 지속기간은 아직 모른다. 다만 사촌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메르스는 34개월, 사스는 24개월 이후에도 중화항체가 나왔다. 코로나19에 한번 걸린 사람이 회복된 뒤 바로 다시 감염될 가능성은 낮게 보는 이유다. 아직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백신이 개발되면 어느정도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Q. 각국이 항체검사를 시작하고 있다. 이 검사는 무엇인가

"코로나19를 앓거나 앓고난 뒤 몸 속에 남은 흔적을 보는 것이다. 국내외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에 쓰는 RT-PCR 검사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조각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항체검사 등의 면역 검사는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면역 단백질을 확인한다.

대개 신속검사로 불리는 간이키트검사는 IgG와 IgM이라는 두가지 면역물질을 확인한다. 감염 3일 이후 초기 IgM이 생기다가 2주 정도 지나면 IgG가 생긴다. 회복되면 IgM은 사라진다. 두가지 면역 물질을 통해 지금 코로나19를 앓고 있는지, 앓고 난 뒤 면역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검사를 포함해 혈액 속 면역물질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을 혈청검사라고 한다. 미국 뉴욕주에서 무작위로 3000명 정도를 뽑아 검사했더니 13.9%에게 항체가 있었다. PCR 검사를 통해 확인한 환자보다 실제 감염자는 10배 정도 많았다."

Q. 치료제와 백신은 어떤 원리인가

"백신은 이런 면역 반응을 이용하는 것이다. 코로나19와 비슷한 물질을 몸 속에 넣어 면역 반응을 유도해 나중에 진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싸우는 힘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치료에도 면역이 활용된다. 면역 물질을 넣어 코로나19와 싸울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 항체치료제나 혈장치료제다. 코로나19가 몸 속에 들어오는 것을 막거나 몸 안에서 증식하는 과정을 방해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등이 이런 원리를 활용한 치료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 표면에 ACE2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ACE2 수용체는 폐와 심장 부분에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바이러스 껍질이 벗겨지고 유전물질인 리보핵산(RNA)을 복제해 바이러스가 늘어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세포의 핵까지 접근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 핵에 접근하면 숙주세포의 유전물질을 바꾸고 만성화될 위험이 높다. 코로나19가 재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질병관리본부,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